교과서 흐름은 이러했다.
'글로 쓸 주제 생각하기-쓸 내용 조직하기-글로 써보기'의 글쓰기 과정을 이미 배웠으니
마지막 차시는 배운 내용을 토대로 글을 써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학습을 할 날짜가 5월 15일이네?
그래서 수업 준비를 하며 스승의 날과 연관지어 학습내용을 구성했다.
사실, 나는 스승의 날이 부담스럽다.
차라리 하루 학교를 쉬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어버이날을 짚고 넘어가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감사하는 마음도 제대로 된 방법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하는 기회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있어야하니까.
그래야 적어도 어른이 되었을 때
감사한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알고',
올바른 방법으로 '감사를 표현할 줄도 아는' 어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의 학습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나타내기'이지만
스승의 날과 연관지어 이렇게 바꾸었다.
☑️오늘의 학습목표: 스승의 날에 대해 알아보고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선생님을 찬양하는 글을 쓸 수 있다.
물론 아이들이 재미있으라고 '찬양'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결국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라는 말이다.
아이들의 편지를 받아보고 피식 웃음이 나와서 함께 편지를 읽으며 학습활동을 마무리했다.
아이들의 글을 보고 웃음이 났다.
그 와중에 감동적이었던 글 귀.
"선생님은 항상 좋은 것만 알려주셔서 저도 선생님처럼 좋은 것만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가슴을 울리는 말이다.
그리고 또 나에게 큰 웃음과 감동을 함께 준 구절.
"선생님은 멋진 닭같아요. 저희는 그 뒤를 따르는 병아리 같고요. 닭이 병아리한테
먹이잡는 걸 알려주는 것처럼 선생님은 저희에게 공부하는 것을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처음에 닭같다는게 뭔가했더니... 설명을 보고나서 울컥하는.
그렇게 친구들의 편지를 함께 보며
좋은 표현을 함께 배우고 모방하며 우리는 그렇게 또 조금씩 성장하며 활동을 마무리했다.
오늘의 또다른 감동 포인트!
# 출근하니 교무실에 맡겨져 있었던 졸업생의 꽃바구니
어제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더니 오후에 교무실에 맡겨놓고 갔더라.
3년 전 제자인데, 포스트잇에 이름도 쓰지 않고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도서부원 제자-
라고만 써 놓고 갔다. 그런데... 글씨만 봐도 누군지 바로 알아버렸다.
3년의 시간이 흘러도 그 글씨체까지 기억하는거 보니
나도 그 아이를 참 많이 아꼈나보다.
말수가 없고 늘 조용해서 교실에서 티가 크게 나지 않는 아이었는데...
출근해서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를 얻게해주었다.
# 15년 전 제자의 문자
언제나 청출어람이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하는 나의 제자 혜원이.
서로를 응원하고 서로의 좋은 모습을 담고자 노력하는 우리 사이가 참으로 소중하다.
이제는 그냥 나이 차이 많이나는 친구같은.
앞으로 지치고 이 일을 떠나고 싶을만큼 힘든 날들이 생길 수도 있겠지.
하지만 오늘의 추억들이 나를 세워주고 버티게 해 줄
힘이 되리라 믿는다.
그래서 오늘을 기록한다. 나중에 나의 비타민이 될 오늘의 기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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