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말했다. 나를 알아가고 싶다고.
내 기준에서 사람이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서로의 삶을 깊이 공유하고
그 속에서 그 사람이 느꼈을 감정을 함께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다.
그게 기쁜 감정이든, 슬픈 감정이든, 화 나는 감정이든.
내 마음을 알아주는 그 사람, 나를 알아봐준 그 사람이
이렇게 내 인생에서 의미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나름 감정이 풍부하고 감정을 말이나 글로 꽤 표현한다고
자부한 나였으나 이 책은 그런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내가 몰랐던 어휘가 많아서라기 보다
그동안 내가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 속에 담긴
마음의 상태를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감정을 더 표현한다.
나와 심리적 거리가 먼 사람과는 감정을 크게 나눌 일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내 기준에서 하는 이야기다.)
소중한 사람에게 적절한 어휘로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둘의 삶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더욱 의미있는 존재가 되어가겠지...
가까운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감정 표현이 어려운 이유는 의외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스스로도 알지 못해서일수도 있다.
많이 힘들고 지친 날,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한 사람만 있어도
하루를 버틸 힘이 난다.
내가 그 사람의 감정을 잘 알아주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또한 내가, 나의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고 감정의 주인이 되어
마음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나의 소중한 사람과 책에 나오는 수많은 감정들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날들이 계속 되길 바란다.
<기억에 남는 구절>
# 우리에게 슬픔의 감정과 공포의 감정을 동시에 주는 이라면......
틀림없다. 사랑하는 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희미한 표정 하나, 짧은 말소리
하나로 심장이 찰나에 열탕에 빠졌다가, 냉탕에 빠졌다가 한다. - p.64
# 사랑스럽다, 예쁘다, 귀엽다, 아름답다 등을 느끼면 그 존재를 귀하고
중요하게 여겨 몹시 보살피거나 위하는 마음을 가지는데 이것이 바로
'사랑'이며 '존중'이다. - p.72
# 소중하게 느낄수록 더 소중해진다. 소중한 것이 생겨서 소중한 게 아니라
소중하게 느껴서 소중한 것이 된다. 다른 무엇과 비교해서 적정가를 매긴
결과가 아니라 다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어서 귀한 것이다. (중략)
소중하게 느껴서 소중한 것이 생기면 지금까지와 다른 세상을 살게 된다.(중략)
그러나 사람은 기쁨뿐 아니라 슬픔, 분노, 불안, 두러움 같은 감정을 느낄 때야
비로소 그 대상이나 존재, 가치 등이 자신에게 소중하다는 것을 혹은 반대로
사소하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지혜를 모색하고
용기를 내게하는 과정이 사람을 성장시킨다. 그렇게 '자기 자신의 삶'을
창조해간다. - p.125~126
# 내게 있어 진짜란 진심을 지닌 것이다. 사실보다 진실이 중요하고
진실보다 진심이 소중하다. - p. 139
# "음...... 지금 바람이 저이를 흔들고 있군. 지나갈 때까지 내가
기다려줘야겠어." 또 그처럼 내가 나를 이해하고 기다려줘야 할 때가 있다. - p.167
# 세상과 사람, 사물을 대해온 속내가 고스란히 눈동자에 빛으로 박힌다. (중략)
눈에 깃든 빛은 속일 수 없고 숨길 수 없다. 빛이니까. 빛은 어디서든 어떻게든
배어나오는 법이니까. - p. 170
# 경험은 마음 그릇의 크기만큼 담긴다. 그릇이 작은 사람은 내가 못 받았는데 왜 남에게
줘야 하냐고 주지 않을 거라고 강다짐하고 그릇이 큰 사람은 내가 받지 못했기 때문에
남에게 주고 싶다고 소망한다. - p.172
기억에 남는 구절이 많은 것만봐도 충분히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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