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기록들

(추천 전시)금고미술관 기획전 -신선한 유산, 예술로 미래를 열다(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

나는 보통 여자 2025. 5. 12.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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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거주한 40대 이상의 사람이라면 '미문화원'이라는 명칭이 익숙할 것이다.
예전의 미문화원은 현재는 부산근현대역사관 별관으로,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은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다. 
 
부산근현대역사관 이야기만으로도 전할 말이 너무 많지만
오늘은 본관에 있는 금고미술관 기획전을 다녀온 얘기만 정리해볼까한다.
위치는 여기.
 
 

 

뒤에 부산근현대역사관 입구가 보인다

 
입구를 들어서면 커피향이 진하게 솔솔 풍겨오면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옛날의 건물 모습을 간직한채
약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 복합문화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럼 미술관은 어디? 
입구 안내데스크 바로 옆을 보면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그 곳이 금고미술관이다. 
옛날 건물의 양식을 그대로 살린 이런 멋이 난 참 좋다. 

금고미술관 글자 아래 통로로 내려가면 멋진 미술관이 나온다

 

금고미술관의 역사라고 하면 될까? 옛날 모습을 간직한 채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용되는 이 곳에 대한 설명이다

 
금고미술관이라는 명칭도 마음에 든다.
참으로 이름이 직관적이고 그 역사를 그대로 간직했으니 말이다. 
미술관으로 들어서면 금고의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려두었기에 군데군데 철창이 보인다. 
여러군데 철창이 있음에도 리모델링을 잘해서 그 공간이 트렌디해보이고 
오히려 예술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나의 느낌일까? 
건축에 관심이 있는 나는 이 공간의 역사를 살리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고민한 이들의 능력이 대단해보인다.

옛 금고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철창

 
이번 전시는 '피란수도 부산유산'과 관련된 전시다.
현재 부산에서는 부산이 피란수도 역할을 했던 1023일의 역사를 지켜나가고자
한국전쟁 당시의 임시수도 부산을 대표하는 9개의 문화유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고자 노력중이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나는 우암동 소막마을, 아미동 비석마을,
현재 동아대 석당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임시중앙청 등을 이미 다녀왔기에 
이번 전시가 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 
9명의 작가가 문화유산 한 개씩을 표현한 전시를 다 보고 나면 
아래와 같은 글을 볼 수 있는데 괜시리 마음이 찡~했다. 
많은 사람들이 피란수도 부산유산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그리고 꼭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으면 하는 나의 바람도 한 몫하여서.

 
 
# 우암동 소막마을을 모티브로 한 작품

01
짚을 깔아 소막사에 살았던 피란민들의 삶을 표현한 것

 
# 아미동 비석마을을 모티브로한 작품

01
전쟁을 피해 몰려든 피란민들은 일본인들이 묘지로 사용했던 곳을 주거지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살 곳이 없었기에. 집을 짓기 위해 묘지의 비석을 사용해서 살았다고 비석마을이라 불린다. 피란민들이 실제로 집을 지었던 방식을 구현하여 만든 작품.

 
# 임시중앙청을 모티브로 한 작품

012
임시중앙청(현재 동아대 석당박물관 건물)의 모습을 구현했다

 
그 외에도 '피란수도 부산유산'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옛 금고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런 역사를 딛고 일어선 부산의 미래를 나타낸 것일까?
'부산의 봄'이라는 이름으로 조향사의 관점에서 해석한 부산을
기분 좋은 향기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 앞을 지날 때 풍기는 달콤하고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의 향이 기분 좋다.
기획력 정말 대단함.

 
전시에 집중하다보면 어느 새 여기가 금고였다는 것도 잠시 잊어버리는데
아래 문을 보는 순간 아! 금고였지 하게되는.

 
전시 중간에 어르신들께서 정겹게 작품에 대해 약간의 설명을 해주시는 것에서 부산의 정다움이 느껴진다.
(어르신들은 작품 감상 동선을 설명해주시는 역할을 하신다. 잠깐 잠깐 작품 해설도 같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우리의 조상들이 겪어왔던 역사는
쉽게 지워버릴 수가 없는 것인데 요즘 부산은 '소멸도시'로만 소개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 느끼는게 많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금고를 미술관으로 탄생시킨 점에 대해 흥미를 느낄 것이다. 
1층에 있는 카페의 커피향도 멋지니 
꼭 들러보길 바란다. 
 
거주하지 않고 여행을 오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부산을 더욱 사랑하게 될거에요.
 
그리고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간절히 바란다.
이는 단순히 타이틀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를 지켜온 이들의 삶을 인정받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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